신고질라 - 관료주의를 꼬집는 너무도 현실적인 재난영화 by 코토네

3월 15일 오후 4시 30분부터 메가박스 대구에서 <신고질라>를 관람했습니다. 사실 제가 '고질라' 시리즈를 극장에서 관람한 것은 2014년에 개봉한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를 본게 처음이고 옛날에 TV로도 일본에서 제작했던 초기 고질라 시리즈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고로 이번의 <신고질라>는 극장에서는 두 번째인 셈이죠.

이번의 신고질라는 2014년 고질라 등 옛날 작품들과 재난 영화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이번에는 감독이 그분인 만큼 작품의 주제와 방향이 전혀 다른 것 같더군요. 아무래도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제작해서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2014 고질라가 말 그대로 재난 그 자체로서의 미국식 할리우드 액션을 보여줬다면, 이번의 안노 감독의 신고질라는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를 의식해 만들어진 탓인지 일본 정부의 관료주의가 고질라보다 더 심각한 재앙임을 암시하면서 은근히 꼬집고 조롱하는 분위기이더군요.(...)

그래서인지 갑작스런 괴물의 등장으로 인해 거대도시 도쿄가 파괴되는 비극적인 장면 외에도 관료주의로 인한 일본 정부의 난맥상과 무능함도 아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장담하겠는데, 제가 그동안 인생에서 보아온 영화들 중에서 무능한 관료가 가장 많이 제일 오래 등장하는 영화로 기억될겁니다.(...)

사실 신고질라에서 일본의 정부관료들이 도대체 어떻게 나오느냐 하면, 갑자기 괴물이 도쿄에 나타나서 온갖 난동을 부리는데도 바로 자위대를 투입하기는 커녕 저 괴물의 정체가 뭐냐, 이름을 어떻게 붙이느냐, 어떻게 대처하느냐를 두고 서로 입씨름만 하고 상황실에서 모니터링하며 시간을 허비하더군요. 솔직히 말해서 괴물 자체보다도 무능한 인간들 쪽이 더 큰 재앙 같아요. 존재 자체만으로도 말이죠. 뭐, 우리나라에서도 정부와 관료들이 그동안 대형사고가 일어나 많은 희생자가 나올 때마다 일본하고 별 차이가 없는 대처를 하는 것을 보아와서 단순한 재난영화로 보고 재미있어 할 수는 없겠습니다.(...)

그래도 일단 가야 할 방향이 잡히면 무섭게 집중하는 일본인들답게, 리더가 바뀌자마자 고질라의 약점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총력을 다해서 결국은 동결시키는데에 성공하기는 하더군요. 물론 그 직전까지 민간인 희생자가 엄청나게 나왔긴 했지만 말이죠. 일본 대신 우리나라에서 고질라가 나타났어도 결과는 비슷했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일본과는 달리 대한민국에서는 결국 자력으로 해결 못하고 대신 미군이 나서서 열핵병기를 투하해 끝냈거나요.(...)

그리고 마치 미니어처를 부수는 것 같은 건물 파괴 장면이나 파괴광선 등은 과거 고질라 시리즈의 팬들을 위해 보여주는 오마주 같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은 CG기술력의 미숙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팬서비스라고 봐야겠군요. 과거에 유행했고 지금도 팬층이 두터운 '특촬물'의 요소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새로운 CG 기술력을 결합시킴으로서 과거의 전통도 최대한 살린 새로운 고질라 시리즈로 봐도 전혀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이런 점에서 각본과 총감독을 맡은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연출력은 충분히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그래서인지 일본 박스오피스 실사영화 1위의 흥행기록을 달성했다고 하더군요. ㄷㄷㄷ

덕분에 지금까지 제가 보아왔던 역대 고질라 영화들 중에서 현실적인 재난이 제일 실감나는 작품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과 비슷한 주제의 한국영화로는 <괴물>이 있는데 이것도 관료주의 비판을 담은 현실적인 재난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하더군요. 물런 아직까지 '괴물'을 본 적은 없습니다만, 고질라와 다른 점은 괴물한테 납치된 딸을 구하려는 부성애가 보다 강조되는 가족애적인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고질라 덕분에 예전에 나온 <괴물>에도 관심이 생겼는데 저도 나중에 DVD로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메가박스에서 신고질라를 관람하면 에반게리온x신고지라 콜라보레이션 A4 클리어파일을 사은품으로 2개나 주더군요.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작품이라서 가능한 일이겠죠. 제가 메가박스 대구점에서 관람했을 때는 관객이 손꼽아도 10명 이내도 안 되었으니 클리어화일이 남아돌겠네요. 나중에 DVD와 블루레이가 발매되면 온라인에서 선착순 사은품으로 뿌릴 것 같습니다. 그럼...

덧글

  • 포스21 2017/03/17 09:54 # 답글

    후후 저도 저 영화 개봉하자마자 봤는데 사람 진짜 없더군요. -_-)

    일본인들 - 정치가와 관료, 어용학자 라는 무리들이 삽질 해대는 건 재밌었지만 정작 미지의 재난이 닥쳤을 때 우리나라 정치인 , 관료들은 나라를 버리고 인천공항으로 튀어버리지나 않을지? -_-;; 최소한 일본쪽 정치가들은 달아나는 모습은 안보이더라구요.

    그리고 괴물도 상당히 좋은 영화입니다. 안보셨다면 꼭 보시고 , 그외에 괴물에 영향을 받은 이번 킹콩 스컬섬 도 한번 보시면 재밌을 거 같습니다. 시원시원한 액션이 끝내주더군요. ^^
  • 코토네 2017/03/17 22:48 #

    네. 대구에서도 사람 정말 많이 없었어요. -_-;;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승만의 사례나 세월호 때의 선장 및 승무원들이 먼저 튄 적도 있고 해서 말이죠. 괴수가 들이닥치면 정부관료들부터 제일 먼저 비행기 타고 멀리 도망갈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괴물은 한국영화라 한글 자막이 없어서 안 보고 DVD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잊고 있었습니다.(...)
  • NaChIto LiBrE 2017/03/17 11:10 # 답글

    다들 얘기하시는 관료주의의 무능함이 제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를 또 하는 것 같아서 새로운 감흥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로군요...

    아무튼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것은 고질라가 불쌍하다...라는 것 정도.

    두들겨 맞고 불과 광선을 뿜어내기 전까지는 뭔가 특별히 흉폭한 파괴행위를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가 없으나, 악의가 보이지 않는 상태로) 앞으로 나아가기만 했기 때문에 (물론 그 때문에 엄청난 피해는 생겼지만).. 차라리 뭔가 도시를 '악의'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공격을 하는 것으로 했으면 나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특촬의 향기가 심하게 나서 일반 관객들 (헐리우드 CG에 적응이 된) 에게는 말 그대로 시대를 잘못 알고 찾아온 특촬물 정도로 밖에 안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 코토네 2017/03/17 22:51 #

    동아시아 특유의 관료주의의 폐해에 모두들 익숙해져버렸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인지 공감이 되면서도 그 이상은 큰 감흥이 없더군요. 근데 고질라도 확실히 불쌍하기는 합니다. 앞으로 전진만 했지 고의성 있는 파괴행위는 안 했으니까요. 인간을 잡아먹지도 않았고.... 또한 특촬로 보이는 전투씬도 볼만하기는 한데 특촬물 경험이 없는 신세대들한테는 별 재미없을 것 같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이글루스 8주년 기념 위젯

통계 위젯 (화이트)

1219
127
3219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