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판 '바람의 검심(るろうに剣心)' 감상 by 코토네

최근 실사판 '바람의 검심(るろうに剣心)'을 롯데시네마 대구에서 관람하고 왔습니다. 영화 자체는 실사판 치고는 전혀 예상 밖으로 무척 재미있었습니다만, 관람객이 생각보다 많지 않더군요. 원작 만화인 '바람의 검심'이 아무리 유명한 작품이라고는 해도 일본색이 매우 진한 작품인만큼 아직 국내에서는 상당히 매니악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실사판에 대해서는 매우 안 좋은 이미지가 있어서(예: 에볼루션....), 이번의 바람의 검심 실사판은 내용면에서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켄신 역을 맡은 사토 켄 씨의 모습이 원작의 모습에 상당히 가까운 것을 보고 흥미가 생겨서 보러갔습니다. 그리고 관람 후에는 보러가길 참 잘 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매우 재미있었어요.

영화의 내용 자체는 배틀 액션 위주라기보단 오히려 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코메디에 가깝습니다. 물론 일본의 사무라이를 소재로 한 만큼 잔혹한 살인 장면도 많이 나옵니다만, 애당초 원작 자체가 개그 씬도 많았다 보니 그런 점도 충실하게 반영해서 만들었더군요. 예를 들어 전투를 한창 진행하던 도중에 자신은 채식주의자라면서 오늘의 일용할 양식이 된 어느 불쌍한 닭을 동정하는 씬이라거나...(-_-;;)

그래서인지 사토 켄이 연기하는 켄신의 말투나 행동 자체도 평소에는 도저히 옛날의 칼잡이 발도재(人斬り抜刀斎: 사람 베는 발도재)라고는 믿을 수가 없을 만큼 유약하고 느릿느릿한 모습을 보여줍니다만, 일단 긴급상황에 어쩔 수 없이 전투에 들어가게 되면 잠시나마 발도제로서의 진짜 실력을 보여줍니다. 특히 진에랑 싸울 때의 전투씬은 상당한 긴장감이 느껴지고 눈빛도 180도 달라지더군요. 반면에 사가라 사노스케와의 대결 씬은 오히려 개그 쪽에 가까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원작에서는 상당히 치열한 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사노스케가 예전에 적보대 출신이었던 사실이 밝혀지게 됩니다만....

다만 이번 실사판에서 아쉬웠던 점들 중에서 제일 크게 눈에 띈 것은 카미야 카오루 역을 맡은 타케이 에미 씨의 어색한 연기였습니다. 초반에서 거의 망해가는 검도 도장의 딸의 역할을 맡은 것에 비해 긴장감과 분노가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물론 타케이 에미 씨가 1993년 생으로 아직 19세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요. 좀더 연기 경험이 많으면서도 카오루를 제일 닮은 배역을 찾기가 매우 힘들었던 모양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실사판에서 악역을 맡은 주역의 두 사람은 타케다 칸류와 진에인데, 칸류는 겉모습으로 보나 행동으로 보나 전형적인 '간사한 악당'의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 인물이더군요. 그래서인지 하는 짓도 마약 밀매로 돈 벌기이고 마치 야쿠자의 싸구려 보스 같은 행태를 보여줍니다. 재판까지 갈 것 없이 사이토 하지메가 켄신을 대신해 바로 처리해 버리더라도 전혀 동정할 필요가 없는 타입이예요.

또한 진에 쪽은 원작에 비해서 특유의 카리스마와 음침한 분위기가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원작 만화 쪽의 진에는 지나친 살인에 완전히 미쳐버려서 광기에 빠진 타락한 사무라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만, 실사판 쪽의 진에는 왠지 차분해보이는 듯한 느낌이더군요. 물론 실사판의 표현력의 한계를 고려하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카오루 역을 맡으신 분의 어색한 연기와 함께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번 실사판 '바람의 검심'에 대해서 점수를 주자면 100점 만점에 85점을 주고 싶군요. 원작의 설정을 가능한 한 실사로 옮겼다는 점에서는 충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이 3부작으로 기획되었되었다고 하던데, 다음편에서 카오루역과 악역의 연기를 좀더 원작에 가깝게 살린다면 더 좋은 평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서 제일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장면은 칸류 일당들과 전투씬에서 딱 한 번 나오는 사이토 하지메의 '아돌 영식'을 재현한 장면입니다. 비록 좌우가 바뀌었지만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렸더군요. 원작의 날카로운 눈빛까지 재현할 수 있었다면 싱크로율 120% 이상을 기록했었을 겁니다. 물론 사진만 봐서는 동작이 잘 실감이 안 나실테니 극장에서나 또는 나중에 발매될 블루레이로 직접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그의 아돌은 시전을 위해 자세를 가다듬는 모습이 더 매력적이거든요. 그럼...

덧글

  • John 2013/01/20 22:46 # 답글

    상당히 괜찮았던 모양이로군요. 개인적으로는 일본 영화에는 별 기대를 안 하고 있어서...;
  • 코토네 2013/01/20 22:48 #

    원작 만화도 함께 완결까지 봤던 기억이 있는지라 이번의 실사판은 느낌이 꽤 괜찮았어요. 극장에서 내려가기 전에 꼭 보시길 바랍니다.
  • 불꽃영혼 2013/01/20 23:01 # 답글

    저거 좌우가 바뀐 거 아닌데요 ㅎㅎ 사이토 하지메는 왼손잡이라는 설정(역사적으로 확실한 건 아니지만 특기가 왼손찌르기라고 하더군요. 그것이 바람의 검심에선 아돌이 된 거고)이 있어서 코믹스에서도 왼손으로 칼을 쥐었고, 아돌을 시전했어요. 애니판도 마찬가지구요 (TV판은 안 봤지만 극장판에서도 확실하게 왼손으로 잡았어요. 제가 사이토 빠순이라서 앎ㅋㅋ) 저 애니 이미지가 반전된 거지 왼손으로 잡는 게 맞습니다 ㅋㅋ 사이토씨의 실사판 재현은 아주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ㅋㅅㅋ 정말 멋진 사무라이 액션 영화로 잘 만든 거 같아요.
  • 코토네 2013/01/20 23:12 #

    제가 짤방으로 가져온 그림이 좌우가 바뀐 이미지였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 DukeGray 2013/01/21 00:22 # 답글

    아돌 재현을 추천 장면으로 삼으시다니...
  • 잿빛늑대 2013/01/21 01:25 # 답글

    아돌.............

    애니의 아돌이 척.....슈슉 푹 느낌이면
    영화에선 척......휘오오오옹 느낌이었는데.
  • 원더바 2013/01/21 02:00 # 답글

    사토 켄은 아니고 사토 타케루죠 :-)
  • 열혈이 2013/01/21 02:11 # 삭제 답글

    아돌영식이라기보단..원작에서도 나온바있는 아돌들 중에 대공?용에 가깝다고 봅니다.

    완전판 6권에서 켄신과의 일전에 나오거든요. 하늘로 쏘는 아돌이라고,.

    영화판을 보고 사실 좀 벙쩠으나,.ㅋㄱㄱ원작에도 나와있는걸 나중에 알고서야..아아..대박~이라고 반응을..ㅋ

    아무튼..부디 다음 이야기도 영화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뭐..아오시만 좀 어떻게..멋진 배우로다가..구제좀..흑흑..

    회천검무가 흔한 전국구 칼잡이 수준으로 보여진건..진짜..멘붕..
  • 블랙 2013/01/21 09:32 # 답글

    아돌 장면은 마치...

    '하늘을 날아봐라 사이토.'
    '아돌! 우와아아앙!'
  • 옥탑방연구소장 2013/01/22 17:28 # 답글

    ㅇ~~ 이게 3부작입니까? 좋네요 ㅋㅋ 개인적으로는 실사판치고는 잘 뽑아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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